[20학년도] 수능 국어 1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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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밑줄 친 단어들의 의미를 고려하여 ㉠의 예에 해당하는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지문]
다의어란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 단어를 말한다. 다의어에서 기본이 되는 핵심 의미를 중심 의미라고 하고, 중심 의미에서 확장된 의미를 주변 의미라고 한다. 중심 의미는 일반적으로 주변 의미보다 언어 습득의 시기가 빠르며 사용 빈도가 높다. 그러면 다의어의 특징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첫째, 주변 의미로 사용되었을 때는 문법적 제약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한 살을 먹다'는 가능하지만 '한 살이 먹히다'나 '한 살을 먹이다'는 어법에 맞지 않는다. 또한 '손'이 '노동력'의 의미로 쓰일 때는 '부족하다, 남다' 등 몇 개의 용언과만 함께 쓰여 중심 의미로 쓰일 때보다 결합하는 용언의 수가 적다.
둘째, 주변 의미는 기존의 의미가 확장되어 생긴 것으로서, 새로 생긴 의미는 기존의 의미보다 추상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손'의 중심 의미가 확장되어 '손이 부족하다', '손에 넣다'처럼 각각 '노동력', '권한이나 범위'로 쓰이는 것이 그 예이다.
셋째, 다의어의 의미들은 서로 관련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줄'의 중심 의미는 ①인데 길게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 유사하여 ②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또한 연결이라는 속성이나 기능이 유사하여 ③의 뜻도 지니게 되었다. 이때 ②와 ③은 '줄'의 주변 의미이다.
줄 [명]
① 새끼 따위와 같이 무엇을 묶거나 동이는 데에 쓸 수 있는 가늘고 긴 물건. (예 - 줄로 묶었다.)
② 길이로 죽 벌이거나 늘여 있는 것. (예 - 아이들이 줄을 섰다.)
③ 사회생활에서의 관계나 인연. (예 - 내 친구는 그쪽 사람들과 줄이 닿는다.)
그런데 ㉠다의어의 의미들이 서로 대립적 관계를 맺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앞'은 '향하고 있는 쪽이나 곳'이 중심 의미인데 '앞 세대의 입장', '앞으로 다가올 일'에서는 각각 '이미 지나간 시간'과 '장차 올 시간'을 가리킨다. 이것은 시간의 축에서 과거나 미래 중 어느 방향을 바라보는지에 따른 차이로서 이들 사이의 의미적 관련성은 유지된다.
[보기]
영희: 자꾸 말해 미안한데 모둠 발표 자료 좀 줄래?
민수: 너 빚쟁이 같다. 나한테 자료 맡겨 놓은 거 같네.
영희: 이틀 뒤에 발표 사전 모임이라고 금방 문자 메시지가 왔었는데 지금 또 왔어. 근데 빚쟁이라니, 내가 언제 돈 빌린 것도 아니고...
민수: 아니, 꼭 빌려 준 돈 받으러 온 사람 같다고. 자료 여기 있어. 가현이랑 도서관에 같이 가자. 아까 출발했다니까 금방 올 거야.
영희: 그래. 발표 끝난 뒤에 다 같이 밥 먹자.
① 빚쟁이 |
② 빚쟁이, 금방 |
③ 뒤, 돈 |
④ 뒤, 금방, 돈 |
⑤ 빚쟁이, 뒤, 금방 |